인종간의 갈등은 돌이키기 힘든 재앙을 부를 수 있이다

흑인 폭동 사태는 미국 사회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다. 어제와 오늘만의 문제도 아니고, 앞으로 계속 벌어질 수 있는 문제라서 폭동에 대한 방어책을 강화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유리창과 정문에 튼튼한 셔터를 설치하여 파손을 예방하고, 매년 보험 상황을 점검하고 만일의 사태를 준비해 두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역별로 경찰, 카운티 정부, 주 정부 관계자들과 폭동이 발생할 경우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상시로 논의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각종 단체가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나서 정부와 보험사가 공동으로 자영업자의 피해규모를 줄이기 위한 예방차원에서 안전장치 경비를 지원해 주도록 요구해 볼 필요도 있다.

단일민족으로 구성된 한국의 경우 데모가 벌어져도 약탈이나 기물파손은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다. 총기를 소지할 수 없는 나라다 보니 총기 사고도 흔치 않아 총기사건에 대한 이해도 낮을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 벌어지는 이해하기 어려운 몇가지 문제를 정리해 보았다. 일부 내용은 주관적인 분석이다. 뷰티서플라이 산업을 옹호하기 위한 목적이 우선이라서 객관적인 해답을 찾을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소 주관적인 분석을 내릴 수밖에 없음을 밝힌다.

무장한 17세 미성년이 민병대원?

카일 리튼하우스가 반자동 소총으로 무장하고 길거리에 나오고, 총을 발사해 3명의 인명피해를 냈는데 어떻게 무죄판결을 받을 수 있었는지를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 수정헌법 제2조는 개인의 보호 권리를 보장하고 총기를 소지하거나 운반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연령 제한이 없기 때문에 미성년자도 총기를 소지할 수 있다. 민병대에 (Militia) 대한 의문도 가질 수 있는데, 미국은 비상시 미국군의 편에서 반란 세력이나 테러 조직과 맞서 국가와 지역사회를 보호할 의무와 권리가 있다고 되어있다. 다시 말해, 위스콘신주 크노샤 지역의 민병대는 시위와 폭동으로 민간 사업체가 피해를 당하고 공공기물이 파손되는 사건이 발생할 경우 경찰을 도와 지역사회를 보호할 의무와 권리가 주어진다고 판단하는 거다. 단, 시위대를 공격할 목적으로는 집결할 수 없지만, 지역사회를 보호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방어할 목적인 경우에는 정당방어 차원에서 총기를 사용할 수 있다.

카일 리튼하우스가 사건을 벌이기 직전, 경찰은 외장 스피커를 이용해 “민병대 여러분들의 협조에 감사함을 표한다”고 방송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무장하고 나타난 민병대원들이 실제 의도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들은 현장에서 거듭, “우리는 지역의 사업체와 공공기물을 보호하기 위하여 나왔고, 시위대 가운데에서 부상자가 발생할 경우 치료해 주기 위해 나왔다”고 발표한 것도 합법적인 스텐스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보는 거다.

민병대 등장이 무서운 이유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폭동은 주로 경찰의 지나친 총기사용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방송으로 생중계되는 폭동에서 경찰이 다시 총기를 사용할 경우 폭동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경찰은 무기력해질 수 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민병대의 등장은 경찰에게 큰 도움이 된다. 경찰이 할 수 없는 과격한 방어를 민병대원들이 해 줄 수 있고, 민병대와 시위군 사이에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지기라도 하면 그것을 빌미로 무력을 사용할 명분을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민병대와 경찰과의 공조 관계가 오래 갈 수 없다는 거다. 대립과정에서 경찰이 민병대까지 공격할 수밖에 없어지고 더 많은 민병대원의 등장을 부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평상시 민병대에 등록한 사람은 소수이지만, 비상시 가입할 수 있는 숫자는 미국 군대와 경찰을 합친 숫자보다 훨씬 많다. 민간이 소지한 총기와 실탄이 군과 경찰보다 더 많다는 보고서도 존재할 만큼 민간의 무기체계는 막강하다. 따라서, 민병대가 나설 한치의 빌미도 제공해서는 안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하나같은 목소리다. 그런 우려속에서 흑인폭동이 빈번해 지고, 무력사용을 은근히 바라는 일부 백인 민병대에 피하기 어려운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0월 29일, “더 베이스”라는 이름으로 결성된 민병대는 버지니아주의 전력을 차단하고 기차 철로를 폭파해 사회 혼란을 야기한 뒤 경찰을 습격해 고급무기를 확보하여 유색인종을 공격한다는 계획을 세운 죄로 책임자 2명에게 9년 징역형을 선고한 바 있다. 이들은 최근 벌어지는 흑인 폭동에 분노를 느껴 이러한 범행을 준비해 온 것으로 밝혀졌는데, 델라웨어, 메릴랜드, 버지니아, 노스케롤라이나, 조지아 등에서 훈련을 한 것으로 보아 이들 뒤에는 작지 않은 세력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종 간의 갈등을 치부하고 싶은 미국 사회로서는 이러한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지 않고 있지만, 흑인 폭동 사건에 대한 보도량이 늘어남에 따라 백인우월주의 집단의 결속력을 키우는 이유가 되고있다.

시위군은 주로 백인인데 약탈자는?

위스콘신주 크노샤에서 벌어진 시위대의 상당수는 백인 청년들이었다. 카일 리튼하우스의 총에 생명을 잃은 두 명의 피해자도 백인 청년이다. 그런데 약탈이 벌어지는 장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백인보다는 백인 이외의 인종이 더 많아 보인다. 데모의 방법이 다른 것인지 아니면 데모라는 소란을 악용해 약탈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따로 있어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인권운동의 본질적 이슈가 퇴색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60년과 70년대에 벌어진 흑인 인권운동 과정에서도 평화적인 시위를 주장했던 마틴루터 킹의 주장과는 달리 무력항쟁을 주장했던 말콤 X 같은 인권운동가도 있었다. 지금도 무력대항을 주장하는 흑인 민병대로 존재하고 있다. 양측 모두 민병대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극단적인 대립을 막는 긍정적인 결과도 있지만 외줄 타기처럼 조심스러운 관계라서 어느 한순간 한 사건을 계기로 폭발할 수도 있어서 득 보다는 해가 더 크다.

이번에 벌어진 카일 리튼하우스 케이스 무죄판결이 귀추를 모으는 것도 민병대의 결집이나 활동폭을 넓히는 결과로 이어질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자칫 한인 이민 사회와 뷰티서플라이 산업에 피해로 다가오지 않을지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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