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로 지난 2년간 열리지 못했던 멤피스 트레이드 쇼가 지난 1월 23일 열렸다. 옴니크론의 위협이 예상보다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개최된 행사라서 예년보다는 적은 바이어 수가 참석했지만 의외의 좋은 결과로 나타난 성공적인 쇼라는 평을 받고 있다.
쇼에 부스를 얻어 참가한 Soles 엔터프라이즈 조익창 사장은, “코비드 이전의 쇼에 비하면 적은 수의 바이어들이 참석한 거 같습니다. 그렇다고 주문이 그만큼 줄어들었던 것은 아니고요. 쇼장에 사람들이 많이 온다고 다 주문을 하시는 건 아니잖아요? 숫자는 작지만 진짜 바이어들이 오셔서 기대한 만큼의 주문은 받은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Soles 사는 이번 쇼에서 선보일 기획상품으로 여성들의 뱃살을 감춰주는 웨이스트 밴드 제품을 준비했다. 쇼에 나가기 직전부터 성공이 예상될 만큼 반응이 뜨겁긴 했지만, 멤피스 트레이드 쇼에서 초도물량이 모두 팔리고 예약주문까지 받고 왔다고 귀뜸했다. 실적이 부진한 벤더들도 있겠지만 괄목할 만한 매출을 기록한 업체들도 나왔다.
멤피스 트레이드 쇼에 참석한 세인트루이스 협회 오준엽 회장은 “멤피스 쇼는 이곳에서 (자동차로) 4시간 반 정도의 거리라 이번 쇼에도 다녀왔습니다. 코비드 때문에 답답했는데 매우 유익한 행사였어요”라고 전했다. 멤피스 트레이드 쇼는 테네시와 미시시피 경계에 위치한 카지노 리조트에서 열리기 때문에 세인트루이스뿐 아니라 아칸소, 오클라호마, 조지아, 알라바마 등의 소매점 바이어가 즐겨 찾는 행사다.
행사를 준비한 멤피스 뷰티서플라이협회의 김종대 회장은, “오미크론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뉴스가 연일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분이 호텔 예약을 취소하셨어요. 지난 8년간의 쇼 기록에 비추어 보면 평균보다 약 30%의 바이어들이 덜 오신 것 같네요. 그래도 출전해 주신 도매업체들이 나름대로 주문은 많이들 받으셨다고 하셔서 무거웠던 짐을 조금은 내려놓은 기분입니다.”라고 밝혔다.
김종대 회장은 조지아 구 협회 쇼가 3월로 정해지면서 서로 겹치지 않도록 1월 혹은 4월로 쇼 일정을 잡아야 했다. 안타깝게도 쇼가 열리는 리조트 단지 내 여러 호텔이 문을 닫은 상태라서 선택의 폭이 좁았다. 12월 초에 기획한 행사를 두 달도 다 되지 않는 1월23일에 개최해야 하는 어려움에 봉착했지만 멤피스 협회 임원 8명이 힘을 모아 부스 전체를 파는 데 성공했다. 시간이 촉박하다 보니 더 많은 소매점에 행사를 알리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김종대 회장은 이에 대해, “평소 같으면 각 지역 협회들이 자주 모임을 하기 때문에 쇼 홍보에 큰 도움이 되었는데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잘 모일 수도 없고 해서 홍보가 충분히 되지 않았던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양도 중요하겠지만 질도 중요하다. 몇 명이 쇼에 참석했느냐도 중요하겠지만, 그 중 몇 명이 트레이드 쇼의 주목적인 거래를 목적으로 참석하느냐도 중요하다. 1,000명이 온 트레이드 쇼에서 500명이 실제로 거래를 한 것이나 500명이 온 쇼에서 500명이 거래한 결과는 다를 게 없다. 오히려 쇼장을 방문하는 바이어들이 실거래를 목적으로 올 경우 벤더와의 1대1 상담에 더 많은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다. 도매업체와 제조사 간의 거래를 위해 매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웨스턴 바잉쇼의 경우 바이어는 몇십 명에 불과하다. 초대장이 없으면 쇼장에 들어갈 수조차 없다. 겨우 몇십 명의 바이어를 만나기 위해 대규모 부스를 정성스럽게 설치하고 출전한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이 더 중요해 질 때도 있다. 과정도 참신하고 결과까지 알찼다면 분명 성공이다. 물론 이것은 기자의 주관적인 시각일 뿐이다.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멤피스 협회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갔고, 어렵게 질문을 건냈다. “멤피스 협회는 원래 전국에서도 손에 꼽힐 만큼 왕성한 활동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여러가지 소문이 돌기도 합니다.”라고 먼저 음을 뗐다.
김종대 회장은 이에 대해, “한 5년 즈음 전에 젊은 사람들 여럿이 협회를 떠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표한 적이 있었어요. 당시 회원은 58명 정도 되었는데 회비를 낸 회원은 고작 16명 정도 더라고요. 그런데 발언권은 정해진 분들만 갖고 있었죠. 그런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더는 협회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젊은 사람들이 표했어요. 협회를 이끄셨던 선배님들이 “그럼 젊은 사람들이 한번 맡아서 해 보라”고 하셔서 지금의 회장단이 구성되게 된 거죠.”
김 회장은 이어, “먼저 협회의 기강을 바로 세울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협회는 협회원들이 만든 공동체고 그런 공동체의 가장 기본적인 책임이 자발적으로 회비를 내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100 회비를 내시면 $200 상당의 선물로 보답하는 성의를 보였는데 그마저도 불만을 표하고 이런저런 핑계를 들어 문제로 삼거나 나쁜 소문을 퍼트리는 분들 때문에 그걸 물어보시는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모임을 주최할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회비를 내는 회원 수는 이전보다 2~3배로 늘어났다. 임원단의 기능도 효과적으로 변했다는 게 자체평가다. 젊은 세대로의 세대교체가 언제나 옳은 것만은 아니다. 경륜이 큰 자산이 될 수 있으니까. 하지만 멤피스 협회의 경우는 좀 더 깊은 애정과 관심의 눈으로 세대교체의 효과를 지켜볼 가치가 있어 보인다. 몇몇 대도시 협회를 제외하고 공통으로 나타나는 지역협회의 기능 저하 현상을 타파해 줄 수 있는 활력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대를 위한 반대로 힘만 과시하려는 사람이나, 발언대를 독점하고 오히려 아무런 일도 하지 못하도록 길만 막는 방식으로는 어떤 단체라도 발전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김종대 회장도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머릿수만 채운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협회라는 것은 사업이라는 매우 객관적인 목적으로 모인 사람들이고 생산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책임이 있어요. 몇 명이 모였느냐도 중요하지만 모인 사람들 가운데 몇 명이 회원으로서의 책임 있는 행동을 할 수 있느냐도 중요합니다. 다행스러운 일은 수적으로도 이전에 못지않지만 협회로서 이제는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갖추게 되어 회원들께 감사할 뿐입니다.”라고 덧붙였다.
협회의 기능도 시대적 필요성에 따라 변하는 게 순리다. 90년대 처음 NBSDA가 만들어질 당시에는 뷰티서플라이라는 업종 자체의 지역 상권 보호가 목적이었다. 그 뒤에는 뷰티서플라이 스토어에서만 판매되는 릴렉서 등의 제품이 뷰티서플라이 이외의 소매점에서 판매되는 것을 경계하기 위한 목적으로 바뀌었다. 한때는 헤어제품의 상권 보호를 위해 힘을 합치기도 했다. 김종대 회장은 지금의 협회가 추구할 목적이 경쟁력 강화에 있다고 말했다. 어떻게 하면 회원들이 유행상품을 빠르고 충분하게 확보할 수 있는지가 경쟁력이고, 그런 제품을 얼마나 더 싸게 사다 팔도록 해 줄 것인가가 경쟁력이라 설명한다. 그런 최소한의 기능을 갖추기 위해서는 협회가 재정적인 기반도 갖추어야 하고, 회원들뿐 아니라 임원들 역시 매일 각자의 가게에서 분주히 일하면서 봉사해야 하는 사업들인 만큼 협회의 기동력이 빨라야 한다는 생각을 기반에 두고 있어 보였다. 멤피스 협회가 추구하는 변화의 노력이 열매로 맺어지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김종대 회장은 당부했다. “2년만 더 지켜봐 주시라고 부탁드렸습니다. 그때까지는 분명 결실로 보답해 드리겠다고요.” [코스모비즈 2022/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