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남쪽에 위치한 뷰티 마트가 강제 퇴거당해 가게의 모든 제품이 주차장에 버려졌다. 사실은 버려진 게 아니다. 주인이 물건을 포기한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힐 때까지, 혹은 주차장을 언제까지 비워달라는 쇼핑센터의 요구가 없이는 누구도 가져가서는 안 된다. 지나가던 주민들은 버려진 물건을 주워 가면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사실을 알렸고 급기야 U-Haul 트럭까지 몰고 와 버려진 물건을 싣고가는 사람까지 나타났다. 인파가 몰리면서 물건을 줍던 사람들은 마음에 드는 가발을 서로 차지하겠다고 몸싸움까지 벌어졌고, 다른 한쪽에서는 아이래쉬를 서로 차지하겠다고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난장판이 되고 말았다.
신고를 받은 보안관이 현장을 정리하려 했지만 오히려 “버린 물건을 가져가는데 왜 저지하느냐”며 반항하였고, 클레이튼 카운티 경찰에 지원을 요청했다. 약 40대의 경찰차가 출동하였고, 경찰차로 벽을 세워 시민들의 접근을 통제하면서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방송사의 중계차와 헬기까지 현장으로 출동해 취재 경쟁까지 더해지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경찰과 대치하던 어느 흑인 여성은 취재 카메라 앞에서, “내버리는 물건인데 왜 못 가져가게 하느냐? 경기침체로 먹고 살기도 어려운 판에 공짜 물건이 나왔는데 그것도 주워가지 못하게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라며 항의했다. 경찰 측 관계자는 물건을 가져가면서 폭행이 벌어지고 난장판이 되어 통제하게 되었고 급히 여러 대의 덤프트럭을 불러 인근 쓰레기 매립장에 내다 버렸다고 밝혔다. 혹시라도 오해가 발생할 것을 우려한 경찰은 매립장에 버려진 뷰티서플라이 제품을 촬영하여 발표하기도 했다.
소식을 접한 전국의 뷰티서플라이 경영인들은 충격적인 소식에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유튜브를 통해 소식을 들었다는 메릴랜드의 어느 가게 주인은, “아무리 렌트비가 밀렸다고는 하지만 어떻게 저런 끔찍한 짖을 저지를 수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쇼핑센터 임대주를 원망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남의 슬픔을 위로해 주지는 못할망정 저렇게 야만인들처럼 서로 물건을 챙겨가겠다고 싸움까지 벌이는지 배신감까지 느껴진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뷰티 마트 강제퇴거 사건 이면에는 더 슬픈 사연이 감춰져 있다. 수십 년째 뷰티서플라이를 운영해 오던 고 장경숙 사장이 약 3년 전 70대의 정정한 나이에 유명을 달리하면서 문제가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고인은 처음 만나는 사람과도 금방 친해질 수 있을 만큼 사교적이고 친근한 성격을 소유한 사람이었다. 슬하에 딸과 아들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딸은 장사에 관심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고, 정신 장애를 앓고 있던 아들이 매니저의 도움을 받아 사업을 이어왔다는 전언이다. 안타깝게 매니저가 가게를 떠나면서 장애를 갖고 있던 아들이 가게를 정상적으로 운영하지 못하면서 끝내 강제퇴거라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내몰렸다는 것이 주위 사람들의 말이다.
조지아 애틀랜타 뷰티서플라이 협회 이강하 회장은, “급히 뷰티 마트와 거래하면서 내부 정황을 잘 알고 있는 영업사원들을 통해 빨리 상황을 파악하고 협회가 무엇으로 도움을 드릴 수 있을지를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은 인정 없어 보이는 쇼핑센터 측이 원망스럽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오랫동안 임대료를 받지 못해 법적 절차를 밟아 내린 조치라면 무어라 탓하기도 어려운 일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가슴 아픈 소식이다. [코스모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