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소매 매출을 모두 합치면 무려 58억 불 규모의 미주 뷰티서플라이는 몇 개의 전국 협회와 지역별 협회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단체가 설립 목적과 소속 회원 위주로 운영되다 보니 정작 한자리에 모여 업계 전반의 이슈를 다루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뷰티 산업이라는 거대한 배는 선장도 없이 망망대해를 떠다니는 안쓰러운 모습이다. 도매업체들도 그런 소매 단체를 믿고 따라가기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그런 과거를 뒤로하고, 오로지 뷰티산업의 지표를 정하고 직면한 현안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자는 취지로 업계를 대표하는 유수 단체장이 한자리에 모였다.

제1차 뷰티산업 지도자 회의가 애틀랜타에서 열린 머천다이즈 잡화 쇼를 기회 삼아 열렸다. 이날 회의 주요 안건은 테무, 알리익스프레스, 아마존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직판 되는 중국산 저가 가발과 헤어 익스텐션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였다.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인모 가발과 헤어 익스텐션은 소매점이 내는 도맷값보다 싸게 소비자에게 판매되고 있어 급격한 속도로 시장점유율을 빼앗아 갔다. 도매상이 폭리를 취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테무에서 판매되는 가발 가격은 중국 공장 가격보다 낮기 때문에 손해를 감수하지 않는 한 맞출 수 없는 비정상적인 가격이다. 바로 북한산 저가 가발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2023년 무려 1,600톤 가량의 헤어 제품을 생산해 중국으로 밀수했다. 1,600 톤의 가발이면 미국에서 수입하는 가발류의 큰 몫을 차지하는 엄청난 양이다. 그렇게 많은 양의 북한산 가발을 한인 도매상은 주문할 수 없다. 북한이 UN 경제제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한인 도매업체가 북한산 가발을, 중국공장을 통해 수입하다 적발될 경우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형사법으로 처벌될 뿐 아니라, 수입에 관여한 중국공장의 주인과 임원 등 모두 영구적으로 미국입국 비자를 받을 수 없을 만큼 엄중한 처벌이 가해지는 중범죄다. 그런 사실을 알고 있는 도매업체로서는 북한산 가발이 단 한 피스도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거듭 공장에 요청해야 하고 확인할 책임을 준다. 그렇다 보니 정상적으로 생산된 제품을 제값에 수입할 수밖에 없다. 테무, 알리 익스프레스, 아마존을 통해 직접 가발이나 헤어 익스텐션을 수입하는 소매점도 예외는 아니다. 수입자가 도매업체든 소매업체든 상관없이 처벌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피해는 상상이 아니다. 이미 두 개의 한인 도매업체가 북한산 가발보다 가볍게 다루어지는 신장 위구르 산 헤어제품을 수입하다 걸려 몇 년째 법적 조사를 받는 현실적인 문제다.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한 문제라는 말이다. 중국상인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엄청난 양의 북한산 가발과 헤어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정작 뷰티산업의 주체인 한인 도매상과 소매점은 팔다리가 묶여 경쟁력을 상실하고 시장점유율을 빼앗겨 약 20%의 매출이 감소했으니, 업계의 생사가 달린 중차대한 문제라 하는 것이다. 58억 불 시장의 20%면 무려 11억 6,000만 불의 매상을 빼앗겼다는 말이다.

뷰티산업 지도자 회의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정부와 의회를 대상으로 도매상이나 소매상이 북한산 가발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해야 수입할 수 있듯 중국 상인들에 의해 온라인에서 거래되는 제품 역시 북한산인지 아닌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행정적 조치를 요구하기로 하였다. 이러한 조처가 내려질 경우, 온라인에서 거래되는 제품 하나하나가 증빙서류를 구비하고 답변해야 하는 만큼 배달이 4주 혹은 4주 이상 지체될 것이고, 더 이상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주문하지 않고 소매점으로 발을 돌릴 수밖에 없도록 해야 한다는 전략이다.

참석한 단체 지도자 전원이 힘을 모아 행정부와 의회를 설득하기로 하였다. 도매업체 가운데에서도 8개 회사가 동참과 후원하기로 했다. 동참과 후원해 준 도매업체는 단체가 아닌 기업이라는 차원에서 행정조치가 내려진 이후 명단과 후원액을 공개할 예정이며, 참석 단체는 아래와 같다.

단체명단체장
미래뷰티총연합회손영표 총회장
뷰티21이상렬 회장
여성경영인협회표여식 회장
NFBS 여성회이은경 회장
멤피스 협회김종대 회장
버지니아 협회이선기 전 NFBS 총연합회 이사장
애틀랜타 조지아 협회이강하 회장
사우스캐롤라이나 협회이시형 회장
인디아나 협회이상용 회장

이날 열린 회의를 호스트해 준 애틀랜타 조지아 협회 이강하 회장은 주제 발표를 통해, “소비자를 모두 빼앗기고 있는 상황에서 코스모비즈가 이런 자리를 마련하고, 정부를 상대로 제도적 문제까지 접근해야 하는 어려운 일을 노력해 주신다니 고맙다”고 치하하고, “그 일이 쉽지 않고, 단기간에 결과가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회원들의 이익과 소매는 물론, 전반적인 뷰티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존재하는 단체의 대표로서 최선을 다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손영표 총회장은, “뷰티산업에서 가끔 긴급이 필요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는데도 적절한 조처를 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단체를 대표하는 지도자와 언론이 이런 회의를 중심으로 모여 협력해 나갈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고 말하면서, “이 자리에 도매업체 대표들이 참석하지 않은 것이 아쉬운 일이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뷰티21의 이상렬 회장은 NFBS총연합회와 소속 지역협회가 불참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이런 지도자 회의는 산업 발전을 위해 필수적인 것이고 모든 협회가 참석해야 하는 일인데 왜 NFBS 총연합회를 설득해서 참석시키지 못했는지를 지적했다. 이에 대해, 회의 간사직을 자처한 코스모비즈 장현석 대표는, “모든 단체에 똑같은 내용의 협조문을 보냈고, 동참을 호소했다. 아직 동참을 결정하지 못한 단체는 지금도 문이 열려있는 만큼 언제든 동참하실 수 있다. 좀 더 열심히 설득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송구하다”고 답했다.

여성 경영인협회 표여식 회장은, “이슈가 방대하게 보일 수 있다. 가능한 한 심플하게 목표를 설정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일은 북한 가발, UN 경제제재, 중국공장, 중국상인 등 복잡한 내용을 축약하고, “공장도 가격 이하로 판매되는 온라인 거래가 적법한지를 검토하고 뷰티서플라이 산업이 선의의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정부가 조치해 달라는 요청”으로 업계 관계자 모두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로 하였다.

세인트루이스 협회 오준엽 회장은, “오늘과 같은 회의는 중요하고 건설적이란 생각이 든다. 서로 윽박지르기만 하는 비생산적인 방식의 회의는 옛날 방식이고 지양해야 할 일이다.”고 말했다.

이선기 전 NFBS 총연합회 이사장은 코스모비즈가 이날 회의에서 제시한 <뷰티산업 7대 과제>에 대해, “모든 일이 많은 돈과 인력이 들어가는 일이라서 하루아침에 실행할 수 있는 일들이 아니다. 따라서 과제의 폭을 너무 크게 잡지 말고,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나씩 실행해 나가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협회 이시형 회장은, “세상에 쉬운 일이 있겠나?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한다는 말이 있듯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한 걸음씩 걷다 보면 분명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하고, 소매단체가 먼저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분명 도매업체도 믿고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디아나 협회 이상용 회장은, “이번 지도자 회의를 시작으로 뷰티업계가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일을 실천해 나갈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예전에도 코스모비즈가 도매업체들과의 포럼을 시작으로 도-소매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계기를 마련했던 일이 있다. 그때 소수 과격한 사람들의 비생산적이고 거친 발언으로 그런 자리가 깨어진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이번 회의를 시작으로 도매업체가 참석하고 싶은 지도자 회의로 발전시키도록 우리가 모두 노력하고 협력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뷰티산업 지도자 회의는 이날 모임을 주제로 총 16페이지 분량의 업계 동향을 영어와 한글로 제작하여 뷰티산업 관계자뿐 아니라 한미 양국의 주요 기관에 보낼 예정이다. 또한, 다음 모임은 오는 10월 22일부터 열리는 세계한인비즈니스 대회(세계 한상대회) 하루 전인 10월21일 대한민국 국회 회의실에서 개최하기로 하였다. [코스모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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