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뷰티서플라이 총연합회(NFBS)와 미주 미래 뷰티 연합회(미래연합)가 필라델피아에서 만났다. 뷰티서플라이 소매업체가 두 개의 연합체제로 확대된 뒤 하나의 총연으로 뭉칠 수 있을지를 타협하기 위한 첫 만남이다. 또한 애틀랜타의 두 협회가 내년 봄 1주일 간격으로 두 개의 트레이드쇼를 개최하게 되었는데 이를 타협하기 위한 자리다. 양측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협상은 결렬되고 말았다.
이날 모임은 어느 쪽 총연에도 가입하지 않고 중립을 지키고 있던 펜주 뷰티서플라이 협회 나상규 회장의 초대로 이루어졌다. 필라델피아 협회가 매년 개최하는 송년 디너쇼에 한 쪽이 참석의사를 밝혔고 나상규 회장이 다른 쪽 대표자를 초대해 통합을 위한 협상을 제의하면서 성사된 자리다. NFBS 측에서는 조원형 총회장과 다수 임원이 참석했고, 미래연합 측에서는 손영표 총회장 혼자 참석했다.
먼저, 애틀랜타에서 열리게 될 두 개의 트레이드 쇼 문제는 어렵지 않게 타협점을 찾았다. 애틀랜타에서는 봄 트레이드 쇼를 기존의 협회가 15년째 개최해 왔고, 새로 만들어진 협회가 가을에 별도의 트레이드 쇼를 개최해 왔다. 그러다가 신 협회가 가을 쇼 뿐 아니라 봄에도 쇼를 개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것을 두 협회가 만나 공동으로 봄과 가을 트레이드 쇼를 개최하는 것으로 합의점을 찾았다.
조지아 구 협회 이강하 회장이 한국 여행 중이어서 손영표 전 회장이 이강하 회장을 대신해; 구 협회는 신 협회가 쇼장 대여비 등 이미 지출한 5만 달러 정도를 대납해 주고; 봄과 가을 트레이드 쇼를 두 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하자고 제의했고 조지아 신 협회 박미미 회장도 흔쾌히 동의했다.
문제는 두 개의 총연을 하나로 통합하자는 협상에서 발생했다. 밤 10시 30분부터 시작해 4시간가량 진행된 협상은 미래연합을 해체하고 NFBS로 들어 오라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NFBS 측은 미래연합이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앞서 합의한 트레이드 쇼 공동주최 건도 합의해 줄 수 없다고 못 막았다. 손영표 미래연합 총회장은 두 단체가 통합해야 한다는 큰 틀에서는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러기 위해서는 두 단체가 추구하는 목적이나 일을 추진하는 방식이 다름으로 이것을 어떻게 조율해 나갈지 시간을 두고 협상하자고 제의했다. NFBS 조원형 총회장은, “미래연합이 추구하는 방식이 무엇이고,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대해 손 총회장은 단체라는 힘을 내세워 요란을 부리지 않고 조용히 회원들에게 실질적인 득이 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하는 단체운영 방식이라고 답했다. 그런 맥락에서 도매업체를 찾아가 쇼에 참석해 달라고 요구하는 대신 도매업체의 형편에 따라 부담 없이 참석 여부를 결정해도 괜찮다고 격려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단체가 트레이드 쇼에 지나치게 매달리는 것도 옳지 않다고 생각하며, 협회원들에게 실 이득을 가져다줄 수 있는 공동구매, 제품광고 등으로 재정 자립을 이루어야 한다는 미래연합의 구체적인 내부사정도 공개했다. 앞으로는 트레이드 쇼 운영도 축소하면서 다른 사업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일들이 가능할 수 있도록 2세 경영인 중심의 총연을 만들고 있고, 현재 8명의 2세 소매점 경영인이 부회장단에 참여해 봉사하고 있고, 유급직원 2명이 사무실과 창고에서 실무를 책임 맡아 열심히 일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손영표 총회장의 이런 답변이 NFBS 측 임원들 귀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그와는 다른 답을 기대했던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NFBS측은 거듭 지금 이 자리에서 통합의지를 약속해야 타협할 수 있다는 강고한 입장만을 고수했다.
그나마 NFBS 측 한 임원은 두 단체가 통합하겠다는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루어진 것도 큰 소득인 만큼 양측이 통합을 위한 태스크 포스를 구성해 구체적인 협상안을 만들어 나가면 어떻겠느냐는 의견도 제시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이 높고 실질적인 통합을 기대할 수 없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의견이 우세했다. 협상은 결국 결렬로 끝났다.
일괄타결을 주장한 NFBS측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협상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고 결국 타결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단체의 정체성이나 회장단의 기본적인 자세, 실용적인 운영방식 등의 현실성 있는 개선 없이는 회원들의 기대치에 부응할 수 없다는 미래연합의 입장도 충분 이상으로 이해가 된다. 어쩌면 그런 양측의 강경한 태도 때문에 이날 협상은 시작하기 전부터 타협 불발이 예고되어 있었을 수도 있다.
세월이 흐를수록 NFBS 총연합회를 탈퇴하거나 가입하지 않은 협회가 많다. 지금은 총연합회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만큼 참여하는 지역도 몇 되지 않는다. 왜 그런 현상이 벌어졌는지는 아무도 입을 열고 싶어하지 않는다. NFBS 전직 총회장 다수조차 더는 지금의 NFBS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그들의 침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면 협상 타결도 가능하겠지만 아쉽게도 그런 기대는 할 수 조차 없는 상황이다.
미주 미래 뷰티 연합회는 지난 8월 14일 8개 지역 단체장들이 모여 출범하였다. [코스모비즈 장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