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서플라이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꼭 보시라 권하고 싶은 다큐멘터리가 오늘 밤 9시 캐나다 방송사 TVO 채널과 YouTube를 통해 방송된다. TVO.org에서 시청하실 수 있다.

흑인 여성들이 생각하는 뷰티의 의미와 갈등이 무엇이고, 뷰티가 정치적 표현이 되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를 부드럽게 꼬집고 있는 타큐다. 다큐멘터리 “욕망의 대상 (Subjects of Desire)”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자란 자메이카 태생의 제니퍼 홀니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홀리스 감독이 쓴 감독 칼럼보다 더 정확하게 이 다큐멘터리를 설명할 수 없을 것아. 그녀의 칼럼을 아래에 옮겨다 놓았다.

“나는 자라면서 주위 사람들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의 기준치 밖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부드러운 초콜릿 피부와 4C의 곱슬머리를 가진 준수한 외모의 소유자라 생각하면서도, 내 외모를 향상시킬 수 있는 제품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다. 다행히 ‘내추럴’ 스타일을 즐겼기 때문에 큰 불편을 느끼지는 못했지만, 지난 10여 년 동안 흑인 여성을 위한 제품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고 희열을 느끼기도 했다.

흑인 소녀와 여성들이 내추럴 스타일을 자신 있게 보여주면서 흑인이라는 정체성에 자신감을 느끼기 시작했고, 다른 흑인 여성들도 그런 변화를 따라가면서 제품을 구매하고 빌려 쓰기도 하는 용기가 생겨난 것 같다. 그런 사회현상을 목격하면서 우리가 모두 받아들이고 있는 미의 기준치의 구조적 기능을 파헤쳐 이해하고 싶어졌다. 동시에, 왜 우리가 자라면서 어떤 때는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되고, 불안해지고, 자신이 못났다고 생각하는지도 분해해 보고 싶어졌다.

다큐멘터리를 통해 흑인 여성으로서의 우리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고, 어떻게 뷰티가 힘으로 나타나게 되는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나는 13세, 17세, 19세인 이쁜 사춘기의 딸 셋을 둔 축복받은 엄마다. 아이들이 너무도 아름다운 여성으로 성장해 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딸 아이들에 대한 기대와 꿈은 하늘 높은지 모르게 치솟았다. 많은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나 역시 내 딸 아이들이 내가 경험했던 고통을 겪지 않도록 보호하려 했다. 물론 지금은 내 피부색에 대한 자신감이 크지만. 그러던 중 한 5년 전 딸들에게서 아주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얼마나 많은 백인 친구들이 흑인 아이들의 미를 동경하고 탐내하는지 모른다는 말이었다. 큼지막한 엉덩이, 그걸 그들이 탐냈다는 거다. 도톰한 입술도 원하고 있다. 그렇게 보이려고 미용용품을 사서 쓰고 있다. 슬림 핏, 들쭉날쭉한 몸매, 큰 엉덩이에 비해 작은 허리둘레를 만들기 위해 운동을 한다는 거다. 앞머리 베이비 헤어, 브레이드와 헤어 익스텐션을 그들도 사서 쓰기 시작한 것이다.

비욘세, 리아나, 루피타 니옹고 뿐 아니라 심지어 나오미 캠벨 (나오미는 늙지도 않는다) 이 인종을 뛰어넘어 최고의 미인들로 꼽히고 있는데 이들 모두가 우리 쪽 사람들이라는 점이 놀라웠다. 물론, 아직도 백인 기준의 미가 주도권을 쥐고 있기는 하지만 앞으로 어떤 현상들이 더 나타나게 될지 모른다는 거다. 그런 사회현상을 보면서 깨달았다. 세상에는 내가 어렸을 때 겪었던 아픔의 흔적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지만 커다란 변화가 나타난 것만은 사실이라는 점을. 왜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지를 이야기하고 싶다.”

홀니스 감독은 다큐멘터리의 서두를 캔자스 시에서 열린 미스 블랙 아메리카 대회로 잡았다. 캔자스 시를 기반으로 흑인 여성의 아름다움을 자신 있게 과시하기 위해 시작한 흑인 미인대회 5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 대회는 1968년 민권운동이 한창일 때 만들어졌다. 백인 여성들만 참가할 수 있던 미스 아메리카에 흑인 여성도 참가할 자격이 주어지긴 했다. 하지만 백인 심사위원들 기준치로 볼 때 흑인 여성은 아름답지 않게 보일 것이 뻔했기 때문에 참가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대신, 흑인 여성들은 미스 블랙 아메리카 대회로 몰려들었고, 자신들만의 무대에서 온 세상에 흑인 여성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보여주고 싶어 했다.

“[이 대회를 통해] 백인 중심의 사회에서 보고 느끼는 아름다움의 기준치와 흑인사회에서 느끼는 아름다움의 기준치가 얼마나 다른지를 명확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라는 게 홀네스 감독의 설명이다.

“흑인 여성의 아름다움을 과시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 선언인 거죠.”

출전자들은 서로 경쟁하면서도 대회 기간 동안 끈끈한 자매애로 똘똘 뭉치기도 한다. 50주년 대회의 왕관은 리안 리차드슨이 거머쥐었다. 입상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리안씨는 “미는 힘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홀니스 감독은, “그녀의 말속에는 ‘나’는 아름다운 여성이다. 그렇다고 내 아름다움이 흑인이라는 선입견과 반항을 저지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라고 해석했다. 홀니스 감독은 또, “사람들은 그녀가 아름답다고 생각하기 전에 흑인이라는 사실을 먼저 의식할 수밖에 없다. 어쩌면 영원히 그럴 거다. 바로 그런 선입견이 그녀가 아름다움이라는 무기를 쥐고 있다는 객관적인 사실을 스스로 깎아내릴지도 모른다. 흑인 여성은 역사적으로 백인 여성들이 누렸던 아름다움이라는 무기의 위력을 느껴보지 못했으니까. 그런 배경 요소들이 여성스러움과 아름다움의 기준치를 만든 것이 아닐는지.”

다큐멘터리 “욕망의 대상”은 흑인 여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갖도록 한 오래 묶은 이야기를 파헤치고 있다. 흔히 “흑인 여성” 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백인 가정에서 일하던 뚱뚱한 가정부 “마미”를 연상하게된다.  또는 성적으로 난잡한 흑인 여성상을 심어준 “제제벨”. 성난 흑인 여성상을 대표하는 “사파이어”의 이미지가 강하게 심어져 있다. 이 다큐는 그런 예민한 부분의 이야기도 꼬집는다.

비록 오래된 영상의 이미지 이지만 이런 이미지는 화면 안팎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최근에는 검은  피부, 통통한 입술, 각선미 있는 몸매 등 흑인의 특징과 미학이 선망의 대상으로 바뀌는 사회적 현상과 버무려져 흑인 여성에 대한 새로운 선입견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이 이 다큐가 들여다보는 특별한 시각이다.

흑인 여성의 아름다움이 부각되고 인종적인 선입견의 변화는 반가운 일이 분명하다. 그런 긍정적인 변화 속에서 인플루언서들이 소셜미디어 선상에서 서로 관심을 끌기 위해 인종적 모호성까지 들고나와 조회 수를 늘리려다 보니 이런 긍정적 변화에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섞여 있다. 이것을 “Blackfishing”이라 부르는데, 백인 부모에게서 태어났음에도 자신을 흑인 여성이라 주장하는 유명인도 등장하고, 인종 전환을 통해 자신을 흑인이라 주장하는 사람도 나타나고 있다.

좋은 인디언의 역할은 백인 배우가 해야 하고, 모든 역사적 영웅을 모두 백인으로 둔갑 시켜 보여주었던 과거처럼, 이제는 흑인 여성의 신체적인 매력까지 백인 여성을 통해 연출되어야만 진정으로 아름다운 것이라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우려가 섞여 있다.

홀니스 감독은, “나는 정말 은혜와 사랑으로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다큐를 통해 흑인이라는 정체성을 자축하고 흑인이 아닌 사람들에게 흑인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고 싶었다. 그런데 흑인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이 정말로 잘못된 사실임을 말해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런 잘못된 선입견은 어디에서부터 인가 의도적으로 만들어졌을지도 모른다는 이면의 숨겨진 이야기도 꺼낼 수밖에 없었다.”라며 아쉬운 현실을 지적하기도 했다.

[This report is based on “Filmmaker Jennifer Holness explores power and Black beauty in latest documentary” by The Canadian, Jan. 3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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