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서플라이 미래를 이끌어갈 인력확보가 당면한 숙제

“애틀랜타에서도 1,500, 2,000 sq. ft. 작은 규모로 오랜 세월 장사를 하시던 몇 분이 가게 문을 닫고 은퇴했어요. 그중에 친하게 지내던 회원도 두 분이나 계셔서 마음이 아파요. 제품 종류가 많아지다 보니 작은 가게의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웠던 거 같습니다. 그렇다고 큰 가게들은 걱정이 없는 게 아니에요. 다른 업종도 그렇지만, 우리 업계도 인력난을 겪고 있잖습니까? 인력난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를 고민해 볼 때가 된 것 같네요.”

조지아 뷰티협회 신임회장에 취임한 박미미 회장과 갖은 장시간의 인터뷰는 인력확보에 대한 우려로 매듭되었다. 인력난은 뷰티서플라이 산업만 겪는 문제가 아니고, 미국의 서비스 산업 전반에서 나타나는 현상인 데다가 명쾌한 답이 보이질 않아서 마지막 인터뷰 주제로 잡았지만, 서두에 소개하게 되었다.

오미크론 변이의 등장은 백신으로 만들어지던 기대를 꺾어 버렸다. 매일 고객을 응대해야 하는 직원들이 위축감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박미미 회장은 정보력을 총동원해 Covid 테스트 키트 확보에 나섰다. 뉴저지 출장 중에도 테스트 키트를 확보하는 데 애를 썼다.

“먼저 협회원들에게 2개씩 나누어 드렸어요. 그래야 직원들이 조금이라도 더 안심할 테니까요. 그렇다고 우리 입장만 생각하는 것도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협회 임원들과 상의한 끝에 애틀랜타 한인 사회에도 나누어 드렸습니다. 라디오 방송사를 통해 안내 방송이 나가고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받아들 가시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뿌듯했네요.”

뷰티서플라이가 한인 이민 사회에서 자장 큰 경제적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이라는 사실은 거의 모두가 인정한다. 지역마다 한인회가 있어서 평소에는 한인사회 전면에 등장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지금 같은 긴박한 상황에는 실질적으로 기능과 저력을 갖춘 뷰티서플라이 단체가 나서주었다는 점은 박수받을 일이다. 애틀랜타 지역 언론도 일제히 뷰티협회의 공로를 높게 평가했다.

<사진제공: 애틀랜타 라디오 코리아>

얼마 전에 열린 조지아 뷰티 트레이드 쇼 취재를 가지 못해 트레이드 쇼에 관해 물어보았다.

“많은 우려 속에 치러진 트레이드 쇼라서 방역에 최대한 공을 드렸어요. 고맙게도 무려 3,200여 명이 참석해 주셔서 이전의 기록을 모두 경신한 것 같네요. 참가해 주신 회사들 가운데에서도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는 회사도 여럿 나와 보람을 느낍니다. 애틀랜타 회원들은 인력난을 겪고 계시는 분들이 많아서 오전에 전시장에 왔다가 빨리 주문만 하고 가게로 돌아가는 모습이었고요. 타 지역에서도 많은 분이 오셨는데 온종일 쇼장에 머물면서 주문을 많이들 하신 것 같아요. 올해에는 1만 불 이상 가는 롤렉스 시계를 상품으로 걸었는데 뉴욕에서 오신 어느 스토어 매니저님이 받게 되셔서 더 기뻤습니다.”

쇼장의 중앙에는 Beauty Plus사, Hair Plus사, Beautiful Day사 등이 큼직큼직한 부스를 마련하고 방문객을 맞았다고 전했다. 트레이드 쇼는 김은호 전임 회장이 임기를 마치기 직전까지 준비하고 개최했는데 홈런포로 피날레를 장식했다는 평가다. 조지아 협회의 가을 트레이드 쇼는 오는 10월30일에 열릴 예정이다.

오는 1월 23일 일요일에는 협회 사무실에서 임원 워크숍을 열고 올 한 해 동안 계획이 잡혀있는 골프대회, 낚시대회, 가을 트레이드 쇼, 단풍놀이 등에 대한 세부적인 실행 계획을 논의해서 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년만에 트레이드 쇼를 개최하고 대박을 터트린 박미미 신임 회장과 김은호 전 조지아 협회장>

조지아 뷰티협회는 자타가 인정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지역협회다. 지난 한 해만도 무려 120만 불 가량의 공동구매를 시행했다. 주로 도매업체들조차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워하는 제품 위주로 구매하기 때문에 제품의 종류는 많지 않지만, 거래 규모가 크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우리는 실업인 단체라서 아무래도 공동구매 활동이 회원들을 가장 만족시켜드리는 일 같아요. 특히, 제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때는 제값을 주고도 못 사는 제품이 있는데, 그런 제품을 훨씬 싼 값으로 주문해서 받을 수 있는 것처럼 반가운 일이 없을 거라 생각해서 그런 제품 위주로 공동구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조지아 협회는 최근 NFBS 총연합회에도 가입했다.

“조지아의 두 협회가 하나로 뭉쳐서 총연합회에 조인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그런 간절한 바람과는 다르게 일부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계신 분들이 계셔서 하나로 합쳐지기 전에 우리가 먼저 총연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조원형 총회장이 열심히 총연합회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계신 것 같은데, 작은 힘이라도 보태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가입을 결정했어요. 총연합회에서 활동하면서 타 지역협회는 어떤 방식으로 협회를 운영하고 계신지도 배우고 싶고요. 누구나 혼자서 모두 잘 알거나 할 수는 없는 일이라 생각해요. 서로 조금씩 알고 있는 정보를 공유하고 나누다 보면 더 큰 것을 만들어내게 되니까.”

올 한해의 뷰티서플라이 업계는 어떻게 전망하는지도 물었다. 박미미 회장은 코로나가 발발한 직후 모두 위기라 생각했지만 호기로 나타난 것처럼 누구도 미래를 정확히 예측해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재하고, 그런데도 올해는 정부 보조금도 나오질 않을 것으로 보여 매출이 큰 폭으로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점에서 앞일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1월 들어 그런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기자는 인터뷰 말미에 인력난 문제를 꺼내어 박미미 회장의 생각을 들어 보았다. 코스모비즈는 2014년부터 향후 뷰티서플라이 산업이 직면하게 될 인력난 문제를 언급한 바 있다. 한인 인력이 고갈될수록 비 한인 인력을 교육하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직원을 관리하지 못할 경우 가게에 손님은 밀려들어 오는데 응대할 직원이 없어 문을 열지 못하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벌어질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교재를 편찬했고, 각 지역의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직업교육을 받아 각 지역 뷰티협회가 주 정부를 대신해 인증서에 도장을 찍어주는 방식으로 인력을 공급받아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박미미 회장은 이에 대해, “어떤 일이든 미리미리 준비하면 좋겠지만, 실제는 문제에 당면했을 때야 그런 좋은 계획도 귀에 들리게 되는 것 같다”고 말하면서, “코스모비즈가 그런 좋은 계획을 갖고 준비한 일이라면 고마운 일이고, 예전에 인정받지 못한 계획이라서 더는 노력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지금이라도 체계적으로 실행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물은 끓는데 넣을 쌀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쌀은 넘쳐나는데 밥을 지을 물이 없는 것도 문제다. 당면한 인력난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박미미 회장의 말이 옳은 것 같다. [코스모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