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NFBS 트레이드 쇼, 기적 같은 부활… 산업의 중심을 다시 세우다

2025년 7월 20일, 뉴저지 미도우랜드 엑스포 센터에서 ‘미주뷰티서플라이총연합회(총회장: 나상규)’ 주관 트레이드 쇼가 개최되었다. 나상규 총회장은 “부회장단이 헌신적으로 도와준 덕분에 성공적으로 행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감사를 전했다.

기자는 이번 쇼를 어떻게 보도해야 할지 오랜 시간 고민했다. ‘성황리’라는 표현은 과장처럼 느껴지고, ‘실패’라 하기엔 현장을 찾은 바이어들의 숫자가 그것을 부정한다. 그러나 업계 전반의 침체 상황, 사실상 붕괴되었던 작년 트레이드 쇼, 그리고 총연합회 내부에서 벌어졌던 혼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면, 이번 2025 NFBS 뉴저지 트레이드 쇼는 ‘대성공’이라 평가하는 것이 가장 객관적일 것이다.

수치만 놓고 2009년 전성기와 비교하면 저조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수치 너머의 배경을 들여다보면, 이번 행사는 단순한 ‘성공’을 넘어선 ‘기적’에 가까운 부활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휴스턴, 오클라호마, 필라델피아 등 원거리에서 함께 모여 하나의 조직으로 똘똘 뭉쳐 준비해 낸 부회장단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눈에 띄는 점은, 이번 부회장단이 이전과는 달리 대부분 각 지역에서 대형 혹은 체인형 소매점을 운영하는 성공한 차세대 경영자들이라는 것이다. 이들의 겸손한 봉사 자세는 더욱 빛났고, 쇼는 하루 종일 물 흐르듯 품격 있게 진행되었다.

60년간 꾸준히 성장해 온 뷰티서플라이 산업은 2023년 하반기부터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것도 경사가 급한 하강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열린 이번 트레이드 쇼는 단순한 ‘전시회’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산업의 엔진이 꺼지지 않도록 다시 연료를 공급하고, 업계 종사자 모두에게 에너지를 불어넣는 전환점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뷰티서플라이 산업은 아직도 1980년대식 ‘방문 판매’ 중심의 영업 구조를 고수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신제품 소개나 판촉 효과를 트레이드 쇼에서 기대하기 어렵고, 이미 과중한 영업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도매업체 입장에서는 추가로 쇼에 참여할 이유를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적 한계를 이유로 산업의 심장과 같은 트레이드 쇼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트레이드 쇼는 단순한 주문의 장을 넘어,

  • 각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을 청취하고 소매점이 매장 운영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 자리이며,
  • 도소매가 함께 유행을 주도하고,
  • 소매점 바이어들이 각 회사의 경영진에게 크고 작은 민원을 직접 전달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며,
  • 소수 민족 공동체로서의 결속과 연대를 확인하는 상징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이러한 본질을 외면한 채, 참가비와 주문량만 계산하며 이기적 접근을 하는 도매업체가 있다면, 더는 공동체 일원으로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다. 장사가 잘될 때는 겁 없이 행동해도 큰 문제가 없겠지만, 지금처럼 경기 침체와 주력 카테고리 변화의 시기에는 칼자루가 바이어인 소매점으로 넘어간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때 가발업체가 시장을 주도했지만, 새로운 헤어 도매업체가 등장하면서 순식간에 선두가 뒤바뀌었던 과거 사례가 그것을 증명한다.
모든 것을 ‘돈’으로만 계산하는 도매업체는, 결국 소매점으로부터도 ‘돈’으로만 계산 당하게 된다. ‘한인’이라는 공동체보다 더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는 타민족 공장과의 직접 거래가 활로로 여겨지는 순간, 시대는 바뀌게 될 것이다.

특히 트레이드 쇼는 영업사원이 부족한 중소 도매업체들에게는 가장 강력한 영업 기회다. 지금이야말로 대형 도매업체들이 떠난 시장의 빈틈을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메우고, 존재감을 키울 수 있는 시기다. 1980년대 초, 유대인들이 주도하던 시장을 한인 이민자들이 단숨에 장악했던 역사처럼 말이다. 현재 업계 중심에 있는 기업들이 자만하거나 고립을 선택한다면, 머지않아 ‘파산’이라는 단어가 조용히 따라붙을 수도 있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뿌린 만큼 거둔다.”
“마시던 우물에 침 뱉지 말라.”
이러한 격언은 지금의 산업 상황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이제 벌 만큼 벌었으니 그만하자”는 생각은 위험한 착각일 수 있다. '덕(德)', '업(業)', '칼마(Karma)'의 의미를 다시 새겨볼 때다.

이번 쇼에서는 몇몇 업체들의 진정성 있는 노력이 특히 눈에 띄었다.

Vivace 부스는 단순한 제품 진열을 넘어, 신제품의 특성과 경쟁사와의 차별점을 바이어에게 직접 설명했다. 공급업체로서 당연한 행동일 수 있지만, 그간 그러한 기본적인 노력조차 하지 않았던 과거 업계 분위기와 비교하면 Vivace의 자세는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패션 주얼리의 강자 C&L 부스는 주문보다도 바이어와의 사교에 집중하며 음료를 대접했다. "장사는 사람을 남기는 일"이라는 이은황 대표의 철학이 그대로 실천되는 모습이었다.

애틀랜타 소재 헤어플러스 부스도 바이어들로 북적였다. 시스터 회사인 뷰티플러스의 황영준 부사장은 부스를 떠나지 않고 방문한 바이어들을 일일이 반갑게 맞이했다. 시장의 흐름과 유행 변화에 누구보다 빠르게 대응하는 것으로 알려진 황 부사장은, 바이어들과의 대화 속에서 꾸준히 의견을 수렴하고 자신의 전략을 확인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BNB 취재진은 부스를 돌며 신제품을 확인하고 사진을 찍었고, 제품 특성에 대해서도 꼼꼼히 취재하는 모습을 보였다.
NFBS 여성회는 구운 김과 땅콩을 직접 판매하며 도매업체에 의존하지 않고 자립적 운영을 이어가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나상규 총회장은 행사장 내 부스를 일일이 돌며 상황을 점검했다. 아직 총연합회의 위상이 완전히 회복되었다고 보긴 어렵지만, 최소한 정상 궤도 위로는 되돌려 놓았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다음 트레이드 쇼는 조지아 가을 트레이드 쇼다. 뷰티산업이 하강곡선에 접어든 지금, 반등이 가능한지는 소비자 중심의 시장 변화뿐 아니라 업계 내부의 결속력과 단합된 전략에도 달려 있다. 산업의 미래를 함께 책임지는 모든 종사자들이 반드시 함께해야 할 행사다. [코스모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