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 지혜로운 선택' 리더십의 진수를 보여주다

"한국인은 위기에 강하다"는 말이 있다. 이는 여러 해석이 가능하나, "한국인은 결정적 순간에 탁월한 선택을 할 줄 아는 지혜로운 민족"이라는 뜻으로 통용된다. 1960~70년대 산업 기반이 전무하던 시절 선택했던 가발 산업, 실용성조차 의문이던 경부 고속도로 건설, 기술이나 자본 없이 뛰어든 조선업과 철강 산업, 이병철과 정주영이라는 걸출한 인물이 선택한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이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1997년 IMF 사태 때나, 글로벌 질서가 대대적으로 변하는 지금 같은 급박한 상황에서도 한국인들은 절묘한 순간에 최적의 리더를 선택하고 위기를 기회 삼아 도약을 거듭해 왔고, 지금도 도약하는 중이다.
지난 10월 5일, 조지아주 개스 사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UGBSA 조지아뷰티서플라이협회(신협회) 트레이드 쇼는 한민족의 지혜로운 선택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를 보여준 의미 있는 행사였다.
국가 경제를 위협할 만큼 심각한 인플레이션과 반이민 정책으로 사회 분위기가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이날 트레이드 쇼는 올해 열린 뷰티 산업 트레이드 쇼 가운데 가장 많은 업체와 바이어가 몰려와 성황을 이뤘다. 호텔 방이 넉넉할 것이라 예상했던 기자마저 둘루스 인근 호텔 방이 매진돼 20여 분 떨어진 곳에 머물러야 했을 정도로, 바이어와 벤더가 대거 모였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쇼장 중앙에는 썬태양 그룹을 대표하는 헤어존(Hair Zone) 사가 오랜만에 모습을 보였다. 이는 위축되어 가는 헤어 시장에 새로운 에너지를 창출해야 할 시기의 탁월한 선택으로 평가된다. 그 옆에는 헤어 업계의 새로운 강자인 키스(Kiss) 그룹의 비바체(Vivace)가 위용을 과시했다. 뷰티 플러스 사의 웅장한 부스에서는 황영준 부사장이 쉴 새 없이 몰려오는 바이어들과 인사를 나누느라 자리에 앉을 틈도 없이 분주했다. 최근 패션 주얼리 카테고리에서 압도적 리더로 자리 잡은 C&L 사 부스는 인산인해를 이뤘으며, 조이(Joy) 사 역시 최신 유행을 이끌기에 부족함 없는 신제품들을 화려하게 전시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라플레어(LaFlare) 사 부스 중앙에 세워진 네일 아트 회전식 디스플레이였다. 기계로 만들 수 없을 만큼 사람의 손으로 정교하게 제작된 프레스 온 네일(Press-on Nail) 제품이었다. 최근 인스타그램과 틱톡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으며 아마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새로운 개념의 네일 아트 제품이다. 처음 등장했을 때 세트당 약 45달러의 고가였음에도 제품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100% 수제로 제작되어 한 사람이 하루 1~2세트밖에 만들지 못하는 희소성 덕분에 수집가들까지 등장하는 기현상을 보인 특이한 제품이다.
눈치 빠른 바이어들은 소셜 미디어 현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서둘러 주문을 넣기 시작했다. 전시품은 보통 쇼 종료 무렵에 판매되지만, 이 제품은 쇼장이 열리자마자 팔려 "Sold" 딱지가 붙었다. 점심 식사 후 라플레어 부스를 다시 찾았을 때는 이미 주문을 더 이상 받지 않고 대기자 명단을 만들고 있었다.
라플레어 사 강래구 대표는, "주문이 많이 들어와 직원들에게 배달 예상일 지연 가능성을 알리고 대기 주문 방식으로 전환하도록 했다"며, "신규 주문도 중요하지만, 거래처와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리오더(재주문) 재고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는 제품"이라고 밝혔다. 이 또한 올해의 대박 아이템을 발굴한 강 대표의 탁월한 선택이다.
총연합회와 선배 소매인들의 리더십
쇼장에서는 예년과 달리 NFBS 총연합회 임원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두드러졌다. 트레이드 쇼 후 열린 가수 김혜인 씨 공연 준비를 도와 조지아 협회 임원들의 부담을 덜어주었다. 나상규 총회장도 팔을 걷어붙이고 곳곳에서 주요 인사들을 만나 응대하느라 분주했다.
이번 쇼가 성황을 이룬 배경에는 박미비 조지아 협회장이 협회의 기둥인 선배(고문) 소매인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홍재호, 지명구, 이은성, 우재욱, 김효성 고문 등 뷰티 산업에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선배들의 협조를 얻어내면서 더 많은 업체의 참여를 유치할 수 있었다. 이들 모두 온종일 쇼장을 지키며 외부 손님을 일일이 맞이해 쇼장의 바잉 분위기를 높인 것이 큰 역할을 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총연합회를 둘러싸고 끊임없이 벌어졌던 분쟁과 다툼을 종식시킨 것도 NFBS 이사회의 탁월한 선택 덕이다. 조지아 협회장이 선배들의 협조를 요청한 것이나 선배들이 이에 응한 것 모두 선택이다. 리딩 헤어 회사가 쇼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 소매점들과의 긴밀한 관계를 재구축한 것도 선택이며, 도매업체가 제품을 선별하고 과감하게 투자를 결정해 대박 상품으로 키운 것 역시 선택이다.
이러한 작은 선택들이 한 방향으로 모일 때 나타나는 기적 같은 현상이 바로 전화위복(轉禍爲福)이다. 이번 쇼는 이러한 긍정적 기류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자리였다. 쇼장에서 배포된 안내책자에 실린 홍재호 전 회장의 칼럼 <적자생존의 시대> 역시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새로움에 도전하는 "선택"이 우리의 운명을 바꿀 것이라고 역설한다. 현명한 선택을 한 모든 업계 관계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코스모비즈]
여성 경영인 대표님들
초대가수 김혜연 (서울, 대전, 대구, 부산) - 가수의 실력을 뛰어넘어 참가자들과 함께해준 미주 뷰티산업 최적의 가수가 분명하다
뷰티플러스사가 개최한 뒷풀이 디너 사진 왼쪽부터 김종선 중서부광역협회장, 박미미 회장, 이은경 전 여성회장, 이상용 인디애나폴리스협회장, Mrs. & 이형복 시카고협회장, 장현석 코스모비즈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