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피스 트레이드 쇼를 통해 본 트레이드 쇼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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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피스 트레이드 쇼가 열렸다. 리조트를 통째로 빌렸던 예전과는 달리 멤피스 협회 임원들이 공동으로 세운 도매회사 MB 창고에서 소박하지만 알차게 열렸다. 경기가 좋던 예전처럼 먼 거리에서 많은 소매점이 모여들진 않았지만, 부스마다 삼삼오오 소매점과 도매업체가 유쾌한 모습으로 상담을 나누는 모습이다.
멤피스 뷰티협회 김종대 회장은 아쉬움과 보람, 그리고 기대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올 행사를 개최해야 할지 고민이 컸다. 내년에도 개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것은 김종대 회장 한 사람이 짊어질 고민은 아니다. 뷰티서플라이 산업 종사자 모두가 함께 짊어져야 할 고민이고 선택이다. 기능성 제품을 취급하는 소매업을 Specialty Store라 하는데, 트레이드 쇼를 열지 못하는 기능성 제품 소매업은 존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트레이드 쇼가 성공했다면 협회 회원들뿐 아니라 뷰티산업 종사자들이 잘 해서 성공한 것이고, 실패했다면 그 또한 뷰티산업 종사자들의 책임이라 할 것이다.
멤피스 트레이드 쇼가 왜 계속되어야 하고, 소매점 경영인들이 여행 경비를 투자해서라도 봄에 열리는 조지아 트레이드 쇼, 여름에 열리는 뉴저지 트레이드 쇼, 가을에 열리는 또 다른 조지아 트레이드 쇼, 겨울에 열리는 멤피스 트레이드 쇼에 적극 참여해야 하는지를 심각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변화의 기로에 선 뷰티서플라이 업계, 트레이드 쇼의 기능은?
뷰티서플라이 업계는 오랫동안 한인 이민자들이 주도해 온 분야로, 1980년대의 전통적인 영업 방식이 여전히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제품 도매업체들은 영업사원이 소매점을 직접 방문해 제품을 소개하고 주문을 받는 방문판매 방식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지금은 그 방식을 심각하게 재고해야 할 시점이다.
미국 경제의 불안정, 온라인 시장의 성장, 그리고 흑인 소비자들 사이에서 표출되는 반한 감정까지 더해지면서 매출 하락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도매업체들도 인건비 부담으로 인해 영업사원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지만, 소매점의 트레이드 쇼 참여율은 여전히 저조한 상황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신제품 정보가 소매업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트레이드 쇼 중심의 마케팅으로의 변곡점에서 때를 놓쳐 영업 기능도 상실하고, 트레이드 쇼까지 잃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시 말해, 방문판매의 시대에서 트레이드 쇼 중심의 시대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 양쪽 모두의 기능을 상실하게 될 것이 깊이 우려된다는 말이다.
방문판매의 종말과 트레이드 쇼의 부상은 선택 아닌 필수다
1980년대, 자전거, 전자제품, 전문 소매업계를 포함한 미국의 여러 산업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그 당시 많은 산업은 방문판매 방식에 의존해 개별 매장을 직접 찾아다녔지만, 그 비효율성으로 인해 결국 트레이드 쇼로 전환하면서 비용 절감과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이뤘다.
트레이드 쇼가 부상한 배경에는 몇 가지 중요한 요인이 있다:
- 비용 절감 효과: 영업사원이 매장을 직접 방문하는 데 들어가는 인건비와 출장비가 크게 절감되었다. 이는 기업이 제품 가격을 낮추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줬다. 온라인 위협이 없던 시절에도 그랬는데, 온라인 직거래가 성행하는 지금은 더 절실하다.
- 효율적인 거래: 트레이드 쇼를 통해 소매점주들은 한 자리에서 다양한 브랜드의 신제품을 접하고, 동종업자들의 구매 형태를 서로 따라 하면서 전국적 유행이란 걸 만들어냈다. 동시에, 소매점주들이 한자리에 모일 기회가 늘어갈수록 공동 주문/공동구매 등의 협력 시스템을 실천할 수 있게 되었다.
- 신제품 교육정보의 즉각적인 제공: 방문판매가 느리고 제한적이었다면, 트레이드 쇼는 최신 제품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
결국, 80년대 말까지 방문판매를 고수하던 기업들도 트레이드 쇼 중심의 영업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생존과 성장을 끌어낼 수 있었다. 방문판매/방문 주문을 고집하던 뷰티서플라이도 이제는 시장 환경의 변화로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상황이라 할 수 있다.
뷰티서플라이 업계, 트레이드 쇼 참여가 생존의 열쇠다
현재 뷰티서플라이 도매업체와 소매업체들이 직면한 문제는 명확하다. 전통적인 방문판매 방식만으로는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할 수 없다. 온라인 직판이 늘어나고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까지 커지다 보니, 도매업체는 영업사원을 줄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트레이드 쇼에 소극적인 소매업체들이 여전히 많아 신제품 정보와 시장 트렌드에 뒤처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
트레이드 쇼에 적극 참여하는 것은 단순히 새로운 제품을 구경하는 자리가 아니다. 시장에서 생존하고 성장할 기회를 포착하는 필수적인 과정이다. 도매업체 역시 트레이드 쇼에서 제품을 홍보하고 대규모 거래를 성사하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도매업체와 소매업체 모두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소매업체, 이제 결단해야 한다
소매업체들이 트레이드 쇼 참여에 소극적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오랫동안 방문판매 방식에 익숙해져 있다는 점이고, 둘째는 트레이드 쇼가 단순히 비용과 시간이 드는 이벤트라고 생각하는 편견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경제 상황과 온라인 경쟁을 고려하면 이런 고정관념은 빠르게 버려야 한다.
트레이드 쇼에 참여하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다음과 같다:
- 신제품 및 시장 트렌드 파악: 다양한 제조사와 도매업체가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한눈에 트렌드를 파악하고 소비자 수요에 맞는 제품을 신속히 확보할 수 있다. 그 외에도 특정 브랜드 혹은 특정 제품으로 마음을 모아 유행을 주도해야 하는데, 소매점들이 영업사원의 말 대신 쇼장에서 다른 소매점 경영인들의 분위기를 파악하고 대세를 따라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 협상 기회 확대: 대규모 주문이나 공동 구매를 통해 더 나은 조건을 협상할 기회가 많다. 미국의 타 업종의 경우, 트레이드 쇼장에서 분기별/연도별 예상 주문량을 정하고 주문 계획을 세워 리베이트 금액 등을 정하기도 한다.
- 비용 절감: 도매업체들 입장에서는 트레이드 쇼에 한 번 참여하는 것이 개별 매장을 돌아다니는 방문판매 방식보다 훨씬 경제적이다. 영업경비를 절감하여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트레이드 쇼는 도매업체에 더 유리하다
도매업체는 소매업체들이 트레이드 쇼의 중요성을 깨닫고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단순히 행사 일정을 통보하는 것이 아니라, 트레이드 쇼에서 제공되는 혜택을 명확히 설명하고 참여 시 얻을 수 있는 실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예를 들어, 트레이드 쇼에 참여한 소매업체들이 경쟁사보다 빠르게 신제품을 도입해 매출이 증가한 사례를 공유하거나, 대규모 공동 구매를 통해 할인된 조건을 제공받은 사례를 강조할 수 있다. 소매업체들이 트레이드 쇼를 비즈니스 성장의 핵심 요소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도매업체의 경쟁자는 다른 도매업체가 더는 아니다. 도매업체의 경쟁자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판하는 공장이다. 과거의 경쟁자에 눈이 멀어 오늘의 경쟁자가 내일을 없애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트레이드 쇼로 뷰티서플라이의 미래를 준비하자
뷰티서플라이 업계가 직면한 위기는 단순히 경기 침체나 외부 요인 때문만이 아니다.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이것은, 논쟁할 수 있었던 예전의 예상이 아니라 현실적 상황에서 눈에 보이는 확인된 사실들이다. 아무리 땅에 머리를 박고 현실을 보지 않으려 억지를 써도 이탈하는 소비자들의 발길은 멈춰지지 않는다. 과거 다른 산업에서 트레이드 쇼가 방문판매를 대체하며 성공적으로 정착했던 사례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다른 미국인 주도의 산업이 우리보다 덜 똑똑해서 변한 것이 아님을 인정해야 한다. 이제는 의도와는 상관없이 변할 수밖에 없는 시장 환경이다.
도매업체와 소매업체가 함께 트레이드 쇼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만 뷰티서플라이 업계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변화를 받아들이고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다.
- 봄 트레이드 쇼는 3월16일 애틀랜타에서 개최.
- 여름 트레이드 쇼는 7월 뉴저지에서 개최.
- 가을 트레이드 쇼는 9월에 애틀랜타에서 개최
- 겨울 트레이드 쇼는 1월에 멤피스에서 개최
뷰티서플라이 종사자라면 모두 의무감을 느끼고 시간과 경비를 투자해야 할 우리 산업의 게더링이다. 본 기사체가 강경한 것은 상황이 그만큼 긴박하고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므로 독자들의 너구러운 양해를 구한다. [코스모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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