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잘못이 있을 때 잘못을 인정하는 사람

펜주 뷰티서플라이협회는 조용하다. 협회나 협회장에 대한 소리소문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협회가 조용한 것은 아니다. 지난 12일 개최한 송년 디너쇼만 보아도 대규모 강당을 빌리고 한국의 유명 가수와 연예인을 초청해 화려한 파티를 주최할 만큼 협회의 목소리는 크다. 나상규 회장을 중심으로 협회원이 똘똘 뭉쳐있다 보니 지역의 뷰티서플라이뿐 아니라 필라델피아 한인사회의 맏아들처럼 지역사회의 큰 역할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협회 차원의 공동구매 규모도 대단하다. 지역협회 규모로만 보면 전국 최대규모의 공동구매를 실시하고 있다. 그렇게 큰 규모의 공동구매 사업을 운영하면서도 잡음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돈 문제만큼은 필요 이상으로 투명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나상규 회장의 청렴함과 검소함 때문으로 보인다.

그런 나상규 회장의 임기는 이제 두 달도 남겨두지 않고 있다. 남은 시간을 소중히 쓰고 싶은 책임감 때문일까? 마지막 남은 두 달 동안, 두 개로 늘어난 총연합회를 하나로 모아주고, 1주일 간격으로 개최한다는 애틀랜타 트레이드 쇼도 하나로 통합시켜 보겠다며 팔을 걷어붙였다. 양측 대표자를 초대해 협상을 시도했다. 아쉽게도 협상은 불발로 끝났다. 그렇다고 포기하지 않았다. 매일 세 시간씩, 어떤 날은 여섯 시간씩 1주일간 전화통을 붙들고 매달렸다. 조지아 구 협회, 신 협회, 총연합회, 미래 연합.

그런 나상규 회장의 헌신적인 노력에도 합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최선을 다했지만, 양측의 입장차이가 커서 협상이 결렬되었다”는 최종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단체의 리더들은 잘못이 있으면 그 잘못을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솔선수범하는 자세와 마음을 갖추어야 한다는 아쉬움과 여운을 남겼다.

트레이드 쇼에 대한 – 조지아 구 협회 입장

봄 트레이드 쇼를 구 협회가 십 수년간 운영해 왔다는 사실은 모두가 아실 거다. 그런데 신 협회가 1주일 앞서 쇼를 개최하겠다니 당혹스러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두 개의 쇼는 모든 도매업체를 곤란하게 하고, 참석하는 소매점의 입장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업계에 대한 나상규 회장님의 애정이 어린 중재 노력에 응답하기 위해서라도 손익계산 하지 않고 중재를 받아들였다. 수익금 절반을 신 협회에 드리겠다고 제안했다. 신 협회가 3월 행사장 대여를 위해 지불한 계약금 약 5만 불까지 배상해 드리겠다고 양보했다. 신 협회가 공동 개최를 원하신다면 그것까지도 수용하겠다고 양보했다.

그런데도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더는 무어라 드릴 말씀이 없다.

이강하 조지아 구 뷰티협회 회장

트레이드 쇼에 대한 – 조지아 신 협회 입장.

두 개의 쇼를 하나로 통합하자는 제안은 내가 먼저 한 것으로 기억한다. 단, 총연합회와 미래뷰티연합의 통합이 전재 조건이라는 사실도 분명히 했다. 총연합회와 미래연합이 하나로 통합한다면 신 협회는 3월에 개최하는 트레이드 쇼를 취소하고 구 협회와 공동으로 봄 쇼를 주최할 의사가 있다. 이 전제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한 내년 3월 쇼는 계획대로 (따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총연합회와 미래연합이 통합하지 않는 한 조지아 신 협회는 어떤 조건으로도 3월 트레이드 쇼 공동 개최를 받아들일 수 없다.

지난 13일 협상이 결렬된 뒤 이미 도매업체에 트레이드 쇼 광고를 발송했기 때문에 이제는 되돌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박미미 조지아 신 협회 회장

3월의 트레이드 쇼는 조지아라는 제한된 지역 내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전국의 유수 지역협회가 연합하여 만들어진 미래뷰티연합과 총연합회 문제가 왜 지역협회 문제를 풀기위한 전제 조건이 되어야 한다는 것인지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두 개의 지역협회 문제는 두 협회가 상의해서 해결할 문제고, 미래연합과 총연합의 문제는 두 총연에 소속한 각 지역협회장들이 모여 해결할 문제라서 그렇다.

지난 13일 협상 테이블에서 손영표 미래연합 총회장은, “큰 틀에서, 두 총연합회를 하나로 통합하자는 제의는 받아들일 수 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총연도 그렇고, 미래연합도 그렇고, 두 연합회의 통합문제는 이사회를 통해서만 결정할 수 있는 문제인 만큼 시간을 두고 진전시켜 나가자고 제의했다. 조원형 NFBS 총회장과 박미미 조지아 신 협회장의 입장은 단호했다. “지금 이 자리에서 두 총연의 통합이 합의되지 않으면 조지아 트레이드 쇼는 두 개로 열릴 수 밖에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조지아에서 준비중인 두 개의 트레이드 쇼 문제는 조지아 구 협회와 신 협회간 풀어야 할 문제다. 두 개의 총연합회가 하나로 통합할 것인지의 문제는 각각의 연합회에 가입한 20여개의 지역협회장들이 풀어야할 별개의 문제다. 어떤 이유로 이 두 가지의 사안이 하나로 묵이 게 되었고, 왜 떼어 놓을 수 없는 전재조건인지는 아직도 분명한 답을 구하지 못했다. 이에 대합 답을 구하고자 NFBS측 조원형 총회장에게 전화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아쉽게도 건강상의 문제로 통화를 하지 못했다. 추후 이에대한 총연합회의 입장이 발표되면 추가 보도할 예정이다.

중재를 맡았던 나상규 회장의 입장

중재를 노력했으나 양측의 입장차가 커서 협상이 결렬되었다. 중재를 위해 나섰던 제 자신이 한없이 부끄럽고 송구스럽다. 펜주뷰티협회 (이하 본인 나상규)는 한 걸음 뒤에 물러서 언제나 그랬듯이 중립의 위치에서 뷰티업계의 발전과 화합을 기원할 것이다.

나상규 펜주 뷰티협회 회장

뷰티업계에서 존경받는 몇몇 원로분들에게 위의 내용을 전달하고 그분들의 객관적인 의견을 부탁했다. 마치 입을 맞춘 것처럼 세 분의 의견은 비슷하다. “안타깝게도 우리 업계에서 상식이 사라진 지 오래다. 상식에서 약간만 벗어났어도 무어라 말이라도 보태 주겠지만 지금은 상식에서 너무 멀리 벗어나 백약이 무효한 상황 같다. 그나마 나상규 회장이 애써 주었다니 고마운 일이고, 감사의 뜻 전해 주길 바란다.” [코스모비즈 장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