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원자, 비슷해 보여도 쓰임이 다른 헤어

흔히 브레이드 헤어는 비슷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EZ Braid의 Spetra 원사나 Ruwa의 AquaTex와 모양만 비슷하면 소비자가 사줄 것이라 오해하는 소매점이 의외로 많다. 결론부터 말하면 브레이드 헤어를 직접 사용하는 소비자나 전문 브레이더 눈으로 보면 약간씩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고, 스타일을 연출하고 나면 큰 차이로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이 두 개의 원사는 각기 다른 특성이 있어 서로 다른 스타일을 연출할 때 기능이 나타나 아무리 싼 제품이 나온다 해도 이를 흉내 내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 브레이더들의 설명이다. 그런 이유로 EZ Braid와 Ruwa는 전국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확고부동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아주 눈에 띄는 원사가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제 막 시장에 첫선을 보인 브레이드 원사라서 확신할 수는 없지만, EZ Braid, Ruwa와 함께 제3의 바람을 몰고 올 확률이 높은 원사라는 점은 분명하다.

주인공은 바로 한국의 우노가 새로 개발한 WaterTex다. 시카고에 소재한 Chade 사가 조지아 뷰티 트레이드 쇼에서 가장 먼저 우노의 WaterTex로 만든 브레이드 제품을 선보였고, 많은 소매점 바이어의 관심을 받았다. 브레이드 헤어의 속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선수’들은 단번에 헤어의 장점을 알아차리고 공급라인 확보하기 위해 서둘러 주문을 넣는 모습도 포착되었다.

WaterTex의 매력은?

금방 알아볼 수 있는 매력은 방수기능이다. 물에 넣어도 가라앉지 않고 둥둥 뜰만큼 방수 기능이 뛰어나다. “방수 기능이 그렇게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브레이드 헤어스타일에서 방수기능은 나일론과 면의 차이만큼 크다”라고 답할 수 있다. 단지, 브레이드 헤어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수분을 흡수하는 면보다는 수분을 흡수하지 않는 나일론이 훨씬 더 좋은 것이다. 수분을 흡수하지 않아야 브레이드 헤어가 가벼움을 유지하고 스타일의 특성을 지속해서 유지해 주기 때문에 중요한 부분이다. 물론 수분 흡수로 헤어가 무거워지면서 견인성 탈모를 유발할 염려도 없어서 필수적인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물놀이를 즐기거나 땀으로 인해 샤워를 자주 할 수밖에 없는 여름과 가을에는 아이들에게 방수기능은 필수적인 조건이기도 하다. 브레이드를 하고도 물놀이나 샤워를 자유롭게 할 수 있어 아이들 헤어에 엄마의 손이 덜 필요하게 되는 편리뿐 아니라 아이들의 두피도 청결하게 유지할 수 있어 좋다.

Chade 사가 새로 출시한 WaterTex는 방수 효과만 좋은 게 아니다. 어찌 보면 방수 효과는 부수적인 혜택이고 WaterTex의 진가는 스타일 연출에 있다고 하는 것이 좀 더 전문적인 분석이다.

다른 잡지와 코스모비즈가 다른 점이 있다면 제품에 대한 분석능력이다. 연구소라는 배경에서 제품을 단순히 홍보하는 수준을 넘어 소비자와 전문가들의 실질적인 의견을 취합해 내고 제품을 직접 사용해 보면서 장단점을 찾아내고 스타일 연출력을 확인해 보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듭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광고주인 헤어 회사가 싫어하는 일이기도 하다. 좋은 점이 발견되면 좋은 점을 찾아 알리기도 하지만 단점이 발견될 때는 제품 자체를 소개하지 않는 것으로 단점을 지적하거나 심한 경우 기사를 통해 단점을 공개하기 때문에 광고가 들어오질 않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런 배경까지 기사에서 설명하는 이유는 WaterTex에 대한 코스모비즈의 평가에 무게를 싫고 싶은 욕심이 들어서다. 그만큼 Chade 사의 WaterTex는 매력적인 브레이드 헤어다.

무엇이 좋아서 좋다는 것인가?

브레이드 스타일은 매우 다양하다. 굵게 따는 스타일, 얇게 따는 스타일, 두피에 달라붙게 하는 스타일과 바람에 날릴 만큼 가벼운 스타일, 쭉쭉 늘어지게 보여야 하는 스타일, 끝이 매듭지어져야 하는 스타일과 매듭 없이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스타일, 굵으면서도 가벼워야 하는 스타일과 얇으면서도 묵직해야 하는 스타일 등 수백 가지의 다양한 특성을 연출해 내야 한다.

그 모든 것을 한두 가지 브레이드 헤어로 연출해 내기는 어려운 일이다. 단적인 예로, EZ Braid의 특성은 원사의 무게와 표면 마찰력에 있다. 이 두 가지 특성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어 특정 스타일을 연출할 때 용이하다. 반면, Ruwa는 헤어 원사끼리 찰지게 달라붙는 특성이 매력이다. 이런 원사가 꼭 필요한 스타일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최근 유행하는 브레이드 스타일이다. 이처럼 Chade의 WaterTex는 왁스를 발라놓은 느낌이 없으면서도 찰지게 달라붙는 성격을 갖고 있어 보인다. 그러면서도 가벼운 매력까지 갖고 있다. 다른 제품의 장점을 하나로 묶어놓은 것 같은 매력이다. 그렇다고 다른 두 회사의 원사를 온전히 대체할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굵고 느슨하게 딴 스타일에 사용해도 좋은 결과로 나타나고, 타이트하고 얇은 브레이드 스타일에 사용해도 반듯하게 땋아져 좋은 결과로 나타남을 알 수 있다. 전문 브레이더라면 몇 가닥만 땋아 보아도 금방 WaterTex의 장점을 감지해 낼 수 있을 만큼 WaterTex의 특징은 분명하다.

최근 한국은 일본의 무역 금지 조치로 경제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한국 정부와 기업은 기초재료를 미리 개발해 놓지 않은 점을 후회하고 뒤늦게나마 자체기술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국민은 하나로 똘똘 뭉쳐 일본상품 거부, 일본 관광 거부에 동참하고 있다. 해외에 거주하는 동포들까지 한일간의 문제에 끼어들어 일본상품 거부에 나설 필요는 없다. 특히 카네카와 덴카(토요칼론)는 한국의 가발 산업 개척에 큰 도움을 준 일본회사인 만큼 뷰티 산업의 동반자다. 한국의 대표 원사 회사 중 하나인 우노의 편을 들어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WaterTex는 분명 기능적으로 뛰어나 소비자들이 찾는 브레이드 헤어로 떠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 Spetra와 함께 WaterTex는 쌍두마차로 뷰티업계를 이끌어갈 훌륭한 제품으로 보인다. <코스모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