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장 진출이 뷰티산업에 미칠 영향은?
중국공장 진출, 소매점에 득이 될까, 독이 될까?
중국공장의 미국진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밀물이 될지 썰물이 될지는 두고 보아야 할 일이겠지만 슬럼프에 빠진 뷰티산업 전반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 귀추가 모여진다. 뉴욕, 플로리다, LA, 애틀랜타, 시카고 등 중국공장은 우후죽순 문을 열 태세다. 소매점에 안내문도 뿌리기 시작했다. 중국인들이 직접 영업을 한다. 한국인 영업사원을 고용해 물타기조차 할 필요가 없을 만큼 자신만만하다는 것이다. 안내문을 받아 본 소매점 주인들의 마음은 복잡하다. “무시해야 하나?”, “샘플이라도 받아볼까?”, “공장직영이라면 가격은?” 받아 본 안내문에는 “모모 헤어회사가 공장을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전했다. 직접 도매할 수 있다. 제품에 문제가 있으면 조건없이 반품 처리하겠다. 헤어익스텐션, 가발, 잡화 등 다양한 제품을 갖추고 있다”고 적혀있다. $1,000짜리 쿠폰도 포함되어 있고 20% 개업 할인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안내문을 보내온 공장에 전화를 걸어 보았다. 영어가 서툴러 말을 다 이해 할 수는 없지만, “중국의 대형공장에 제품을 납품하는 하청공장으로 규모는 대단하다”고 소개한다. 브랜드가 알려지지 않은 제품을 소매점에 팔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 시장조사는 충분히 하고 온 것이냐고 물었다. 대답은 뜻밖에 간단했다.
“이미 우리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이제는 미국에서 직접 배송하니까 소비자들에게는 편리해진 것이다.”
기존 소매점들이 물건을 팔아주든 말든 상관이 없다는 자신감이다. 인터넷을 통해 이미 제품이 소비되고 있고, 소비자들이 소형 헤어 스토어를 열어 장사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면 그만이라는 생각 때문인 것으로 짐작된다. 최소 주문량의 제한도 없거나 낮다. 누구든 500 sq. ft. 정도 작은 헤어가게를 열 수 있는 문을 열어준 셈이다.
2만 sq. ft. 대형가게의 적은 500 sq. ft. 초소형 가게가 될 수 있다는 극단적인 논리가 현실로 다가오는 것일까? 규모와 관계없이 기존의 유통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위협적인 일들이 현실로 벌어지고 있다. “기존 소매점들이 중국공장의 제품을 받으면 될 것 아닌가?”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공장진출이 헤어회사 문제지 소매점들의 문제가 아니라고 착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보다 깊숙이 들여다보면, 공장의 진출은 소매점 운영을 목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고, 그 전 단계로 흑인 소비자들이 초소형으로 헤어전문점을 직접 오픈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점에서 기존 소매점에는 분명 위협적인 것이 사실이다.
공장의 진출이 위협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비관적인 것만도 아니다. 2000년 초와 같이 피아노 칼라나 투톤 칼라와 같은 다양한 칼라가 다시 유행하게 되면 소비자들의 발은 뷰티서플라이로 향할 수밖에 없게 되기 때문이다. 최근, 크로셰 스타일의 유행에서 보았듯 온라인상에서 구매하기보다는 뷰티서플라이에서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구매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유행을 어떻게 끌고 가느냐에 따라 공장의 진출을 무력하게 만들 수도 있는 일이다. 문제는 헤어 회사와 소매점이 한배에 타고 운명을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을 먼저 인식하고, 유행을 리드하는 마케팅을 얼마나 능숙하게 펼쳐 나가느냐가 미래를 결정 짓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장현석 기자>